[지그비가 온다] (하)미래와 과제

       

 지그비(ZigBee) 기술은 아직 미완성이다. 지난 2002년 관련 업체 및 기관이 모여 ‘지그비 얼라이언스’를 결성하면서 기술 표준화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전 세계 280여개 업체가 모여 기술 표준 및 시험 인증 규격을 제정 중이다. 국내에선 삼성전기·레이디오펄스·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이 참여했다. ‘한국지그비포럼’도 결성했다. 지금도 지그비 얼라이언스에 1년에 네 번 회원사들이 모여 각자 고안한 표준안을 제안한다. 동의를 거쳐 필요한 표준도 제정한다. 기술표준화와 함께 배터리수명·칩 가격·보안성·전송속도 등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배터리, 최소 5년 보장돼야=지그비를 통한 수도사용량 원격검침이 일반화되면 지금처럼 검침원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수도 계량기를 검사하지 않아도 된다. 단지 버튼 한 번 누르는 수고로 특정 지역에 있는 모든 가구의 수도요금을 산출할 수 있다. 문제는 각 검침기에 장착된 단말기의 배터리의 수명이다. 현 기술로도 알카라인 전지로 약 3년 내외의 수명을 보장할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그비 도입 비용 등을 감안하면 배터리 수명이 최소 5년이 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기시간 동안 소모되는 전류량을 줄이고 신호 전송 횟수도 최소화하는 방법 등이 연구 과제다.

 

 ◇칩세트 가격, 규모의 경제 이뤄야=지그비 모듈 가격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부품이 칩세트다. 관련 기술이 집적된 것으로 생산을 위한 초기 투자비용도 만만치 않다. 지그비 사용이 편리해도, 도입 단가가 비싸면 ‘그림의 떡’이다. 따라서 지그비 칩세트 가격 인하가 절실하다. 시장조사기관인 ‘인스탯’에 따르면 2002년 개당 6.35달러였던 지그비 칩세트 가격은 2006년 기준, 4.4달러까지 떨어졌다. 그 사이 칩세트 출하량이 15배 이상 늘면서 일부 규모의 경제가 달성된 덕분이다. 떨어진 가격은 다시 수요를 부추긴다. 공급이 더 늘면 가격은 더 떨어진다. 선순환 구조가 안착될 수 있다. 현 상태를 유지하면 2010년께 칩세트 가격은 2.15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칩세트 가격과 출하량은 반비례 관계”라며 “평균 칩세트 가격이 2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지그비 도입에 새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안, 필수 선결조건=지그비가 유비쿼터스센서네트워크(USN) 및 U시티 관련 솔루션으로 부각된 점을 감안하면 보안 문제는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해킹에 노출, 범죄에 악용되면 자칫 국가적 참사를 불러올 수 있다. 산업용 지그비망에 접근해 기업에 막대한 손해를 끼칠 수도 있다. 이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무선 통신망에 주로 쓰이는 ‘직접시퀀스확산스펙트럼(DSSS)’을 1차적인 암호화 도구로 사용한다. 최근에는 IPTV용 수신제한시스템(CAS) 등에 적용한 AES 기반 128비트 암호화를 지그비와 결합하는 방식도 연구 중이다. 한국지그비포럼 측은 “지그비 보안문제는 업체들이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사항”이라며 “업계 내외부 전문가들이 모여 관련 기술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